<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가 동화로 각색되어 알려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롭게 왕이 된 임금님 귀가 하루가 다르게 길어지더니, 꼭 당나귀 귀처럼 크게 되었습니다. 왕은 못 생기고 징그러운 귀를 누가 보면 어쩌나 싶어 잠시도 모자를 벗을 수가 없습니다. 잘 때도 꼭 쓰고 자야했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왕의 모자를 맞추는 복두장 만이 알고 있습니다. 임금님은 그 신하에게 “이 사실을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라고 명을 했고, 복두장은 자기만 알고 있는 일을 늘 가슴에 담고 혼자 입 속으로 웅얼웅얼 하다가 깊은 병이 들고 맙니다. 그래도 차마 사람에게는 말할 수가 없어서, 동네에서 멀리 떨어져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으로 가서 거기서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라고 소리를 칩니다. 그렇게 뱉고 나니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그 후 바람만 불면,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는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는 바람을 타고 마을까지 왔으며, 임금님은 너무나 화가 나서 대나무를 몽땅 베어 버리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대나무를 베어 버린 자리에 산수유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런데, 산수유나무가 자라자 밭에서 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겁니다. 이제 그 나라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임금님은 그 흉측한 귀를 그냥 내놓고 살았다고 합니다. (여러 해석이 있는데), 임금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온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으로서, 그래서 그 귀가 당나귀 귀처럼 커야 한다는 백성들의 주문이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왕 되신 하나님은 당나귀 귀보다 더 큰 귀를 가지셨을 겁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복음성가 가사처럼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그런 귀를 가지신 분이니, 그 귀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교회는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에서 하나님의 귀를 대신하는 곳이며, 신자들은 삶에서 세상과 이웃의 아픔의 소리를 마음의 귀로 듣는 “들을 귀”를 가진자 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한인교회 교우들의 귀는 당나귀 귀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웃의 아픔을  넓은 가슴으로 들어주는 그런 “귀” 말입니다.